[2021-05-26 전북일보] 비대면 시대에 작아지는 디지털 소외계층 > 언론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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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05-26 전북일보] 비대면 시대에 작아지는 디지털 소외계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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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관리자 조회 5,469회 댓글 0건 작성일 21-05-27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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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일 전주시청 민원실에서 무인민원발급기를 이용하는 어르신이 어려움을 겪자 자원봉사자가 사용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조현욱 기자

    전주시 덕진구 인후동에 거주하는 이경숙 씨(71)는 얼마 전 치킨을 먹고 싶다던 손녀의 말에 배달책자를 보고 치킨집에 전화를 걸었다.
    치킨을 주문하려고 주소를 부르자 치킨집은 “지금은 바빠서 전화주문을 받을 수 없으니 스마트폰 앱을 이용해서 주문해달라”고 말한
    뒤 전화를 끊었다. 이 씨는 스마트폰으로 배달 주문을 해보려고 다방면으로 노력해봤으나 스마트폰 주문에 익숙하지 못해 결국 주문을
    포기했다.

    김남석 씨(68·전주 인후동)는 지난 8일 딸을 보러 광주에 가기 위해 전주고속버스터미널에 갔다. 매표소에 사람이 없어 어쩔 수 없이
    키오스크(무인결제기계)로 발길을 옮겼다. 기계 앞에 선 김 씨는 당혹감을 감출 수 없었다. 익숙하지 못한 터치스크린에 작은 글씨
    때문에 아무 것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김 씨는 주변에 도움을 청할 길이 없고 뒤에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어 기계에서 벗어나
    매표소 직원이 올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디지털기기가 일상생활의 필수품이 됐지만 디지털 기기 활용에 어려움을 겪는 디지털소외계층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비대면 시대의
    도래로 키오스크 등 디지털 기기가 보편화 돼 일반인과 디지털소외계층 간의 디지털 정보화 수준 격차는 더욱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발표한 ‘2020 디지털 정보격차 실태조사’에 따르면 ‘디지털정보화 수준’에서 만 7세 이상의 일반국민의
    수준을 100%로 할 때 고령층(만 55세 이상)은 68.6%에 그쳤다.

    전북의 고령인구는 21.7%(올 4월 기준)로 초고령사회(만 65세 이상 인구 20% 이상)로 진입한 만큼 고령층의 삶의 질 상승을 위해
    지자체에서 디지털 정보화 격차를 줄이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특히 코로나19 시국에서 비대면 시스템의 확산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매출이 크게 줄어 직원을 고용하는 것보다 키오스크를 놓거나,
    배달 앱을 통해 주문을 받는 것이 더욱 편하고 경제적이기 때문이다. 2017년 이후 최저임금이 큰 폭으로 오른 것도 비대면 시스템
    확산에 한 몫 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고령층을 비롯한 디지털 소외계층은 더욱 작아질 수 밖는 상황이다. 세대 간 디지털 정보화 격차를 줄이기 위해
    전북도와 전주시는 디지털 교육프로그램을 시행 중이다. 시는 전주시평생학습관에서 디지털 소외 계층을 대상으로 스마트폰 활용 교육,
    컴퓨터 교육 등을 시행하고 있다.

    전북노인일자리센터는 만 60세 이상 어르신을 대상으로 지난 4월 23일부터 5월 14일까지 스마트폰 어플 활용 교육, 키오스크를 이용해
    음식 주문, 병원진료 접수 등 교육을 진행했다.

    센터 관계자는 “교육과정을 이수한 어르신들의 만족도가 매우 커 6월에도 교육이 예정돼 있다”면서 “앞으로도 관련 교육을 진행할
    방침이다”고 말했다./이동민 기자